안되겠다 네껄 잘라야겠다  네껄 잘라야겠다  네껄 잘라야겠다 네껄 잘라야겠다 네껄 잘라야겠다


버키는 폭탄선언을 듣자마자 하루 종일 충격에서 헤어 나올 수 없었습니다. 내가 고자라니 고자… 말도 안돼 이건 꿈이야. 한참을 시름시름하는 버키의 눈에 스티브와 새끼들 곁에서 놀고 있는 나타샤의 포근한 미소가 표독한 마녀처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녀의 호탕하게(?) 웃는 웃음소리에 등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습니다. 

붉은 머리 마녀다!

하루 종일 밥도 거부하고 얼이 빠져 중얼거리기를 여러 번. 충격의 상태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자 버키는 차분하게 상황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대로 가만히 앉아 당할 순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뭘 하든지 간에 하루 내로 결정 내려야 했습니다. 나타샤의 이동가방에 담겨 동물병원으로 끌려가기 전까지 말이죠.



스티브는 잠결에 누가 흔들어 깨우는 바람에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는 하루 종일 새끼들에게 젖을 물리느라 부스스한 모습이었죠. 피로 쌓인 눈을 여러 번 꿈벅거리고 눈앞을 확인하자 버키는 무슨 일인지 한밤중에 인간의 모습을 개방한 채 옷까지 다 챙겨 입고 있었습니다. 버키는 뭔가 비장하기까지 한 분위기였습니다. 모습 좀 풀어봐. 스티브가 버키의 말에 퐁! 하고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고서 잠에 취한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밤중에 어디가? 쉿! 버키가 입술에 손가락을 대고 조용히 하라고 하더니 여분의 옷과 신발을 스티브에게 내밀었습니다. 스티브가 옷가지가 손에 들린 채 멍하니 제 손을 응시하자 버키가 입을 열었습니다.


“나랑 지금 집에서 나가자.”


스티브는 비몽사몽한 탓에 버키의 말이 머릿속에서 판단이 안 되는지 한참이나 대답이 없습니다. 그러고 겨우 한다는 소리가 우리 애기들 젖 물려야는데… 요거인 겁니다. 스티브가 도로 강아지의 모습으로 돌아가려 귀와 꼬리를 드러내자 버키가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건 나타샤한테 맡기고! 당장 나가야 된다니까?”

“버키 왜그래애- 난 가기 싫어.”


험악한 버키의 모습에 괜히 불안해진 스티브가 울상을 지었습니다.


“너 오늘 나타샤가 하는 말 못 들었어? 내일 날 중성화 시키겠다고 선전포고 했단 말야.”

“…중성화? 그게 뭔데?”


스티브는 진심 먹을 거냐는 눈빛으로 눈을 초롱초롱 빛냈습니다.


“으이구 이 멍청아! 내 거시기를 짜르겠다는거지 뭐야. 지금 이게 얼마나 중대한 사건인지 모르겠어? 너랑 이제부터 죽을 때까지 교미 한번 못 해볼 거라고.”


히익! 스티브가 그제야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뻐끔거렸습니다. 우리 주인이 그런 잔인한 짓을 할리 없잖아. 스티브는 버키의 말이 믿기지 않아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어딘가 버키의 예상과 다르게 반응이 미적지근한 스티브였습니다. 자신의 일이 아니어서인지 중성화 문제가 크게 와 닿지 않는 모양이었습니다. 버키의 중요부위가 없어진다면, 그까이꺼 다른 수컷과의 교미라도 생각하는 걸까요. 눈치 빠른 버키가 찌릿한 눈빛으로 쏘아보았습니다.


“너 나랑 교미하기 싫어?”

“아니!”


스티브가 눈을 깜빡이며 붕붕 소리가 나도록 고개를 세차게 흔들었습니다. 버키는 여전히 의심쩍은 눈초리로 계속 입을 열었습니다.


“내께 잘리면 나타샤가 다른 개를 데려올지도 몰라. 너 그때 앞집 남자가 데려온 개 생각나?”


스티브는 나타샤와 산책 나갔을 때 제 주인에게 찝쩍대던 느끼한 남자를 떠올렸습니다. 여자의 환심을 사려는 속셈이 훤히 보이는 남자가 데려온 개는 정신 사나워 보이던 코커스패니얼 이었습니다. 그리고 나타샤의 대화에 신경 쓰느라 방치된 코커스패니얼이 계속 제 똥꼬 주변을 킁킁대던 걸 떠올린 스티브는 돌 씹은 표정이 되었습니다. 나이스. 버키가 걸려들었다는 표정을 지으며 회심의 쐐기를 날렸습니다.


“낮에 나타샤가 앞집 들려서 개자식 안부 묻던데? (거짓말- _- 또르르)”

“시, 싫어!”


스티브의 얼굴이 사색이 되며 아까보다 더욱 열렬하게 고개를 흔들자 버키가 씨익 한쪽 입꼬리를 올렸습니다. 역시 단순한 놈. 버키는 속으로 휘파람을 부르며 스티브의 손에 쥐어있던 옷을 낚아챘습니다. 그럼 빨리 옷 챙겨입고 나가자. 버키가 스티브의 머리에 억지로 티셔츠를 끼워넣었습니다. 인간의 옷을 제대로 입어본 적이 없어 스티브는 옷과 한참 씨름을 하고나서 버키의 손에 이끌려 방문을 나왔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제 짝의 일이 급하다 하더라도 발걸음이 떨어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스티브가 안타까운 눈으로 새근새근 잠든 새끼들을 돌아봤습니다. 얘들아… 엄마가 미안해. 크흡 스티브가 주먹울음을 지으며 새끼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무작정 가출한 둘은 일단 호텔에 투숙했습니다. 버키가 틈틈이 모은 돈이 어느 정도 있어 탈출 계획이 가능했던 거죠. 하지만 버키의 낭비벽 본능이 발동되고 말았습니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 안새겠습니까? 나타샤의 집에서 호위호식하며 놀던 게으른 고양이가 바깥세상의 물정을 알리가 없었죠. 절대 허름한 곳에선 못자겠다는 버키의 굳은 의지 때문에 버키의 돈은 첫날부터 호화로운 호텔비로 쓰였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은 자유를 만끽하며 호텔에서 편하게 밥 먹고 뒹굴며 노는 두 짐승(?)이었습니다. 집에 있을 때처럼 나타샤가 외출 시에만 사람으로 변할 이유도 없으니 심심할 때마다 붙어 교미도 하고 머리 비우고 놀았습죠.


하지만 돈이 떨어질 때가 되자 슬슬 현실문제가 피부에 와 닿게 됐습니다. 자금난에 쪼들리자 둘은 머리를 맞대고 심각한 회의를 하게 됐죠. 사실 돈을 다 쓰고 난 후의 상황은 생각해본 적도 없던 마당에 돈을 벌겠다고 어디 나가서 일을 할 생각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요. 편하게 집에서만 눌러 앉아 있었으니 할 줄 아는 일도 없었습니다. 당장 밖으로 나앉게 생겼지만 딱히 갈 곳도 마땅치 않았습니다. 동물의 모습으로 변해 지낸다 하더라도 쓰레기통을 뒤지다 유기견 센터로 끌려갈지도 모르는 일이었고요. 버키는 집 없는 노숙자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보내주는 쉼터가 있다는 걸 어렴풋이 들어 알고 있었지만 허름한 곳에서 자는 건 그의 사전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버키는 벌써부터 제 주인의 호화로운 집과 맛있는 간식거리들이 그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버키가 제 안위를 걱정하고 있을 동안 스티브가 견디기 힘든 건 계속 눈앞을 아른거리는 나타샤와 새끼들 이었습니다. 거기다 한창 젖을 물려야 할 때에 새끼들이 없으니 시도 때도 없이 젖이 흘러 내려 옷을 적시기 일쑤였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젖을 당장에야 버키가 해결해준다지만 새끼를 품으려는 어미의 본능을 가로막긴 힘들었습니다. 거의 출산하자마자 강제로 떨어진 상태이니 스티브의 우울함은 극에 달했죠. 계속 새끼들이 보고 싶다고 뻑하면 엉엉 울어댔습니다. 돈도 없지 갈 곳도 없지 제 짝은 집에 가고 싶다고 맨날 울어대지. 집에 돌아가고 싶지만 죽어도 주니어는 짤릴수 없는 의지의 버키는 나타샤가 수인의 존재도 아는 마당에 도박을 하기로 했죠.



한편, 나타샤는 버키와 스티브가 가출한 뒤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밤중에 감쪽같이 자취를 감춰버린 바람에 덜컥 겁이 난 나타샤는 온 동네를 다 뒤지고 수인 가출 신고까지 했더랬죠. 그리고 열흘이 되어도 소식이 없자 전단지까지 뿌려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강아지들에게 우유를 먹이고 메일을 확인하고 있는데 집안에 벨이 울렸습니다. 나타샤가 택배인줄 알고 문을 열자마자 다 큰 남정네가 느닷없이 나타샤! 를 외치며 와락 안겨들었습니다. 뭐, 뭐야?! 거기다 놀랄 틈도 없이 낯선 금발의 남자가 나타샤의 뺨을 마구 핥는 게 아니겠어요? 달려드는 기색이 꼭 꼬리가 있었으면 헬리콥터처럼 붕붕 흔들고 있을거같단 생각이 들었죠. 꼬리? 너 설마… 스티브? 스티브가 환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현관밖에 서있던 브루넷의 남자가 들어왔습니다. 나타샤는 남자의 얼굴을 보자마자 누구인지 단번에 알아챌 수 있었습니다.


“네가 버키구나.”


버키가 나타샤의 말에 심기 불편한 표정으로 어떻게 알았냐고 물으며 눈을 가늘게 떴습니다.


“지금 그걸 몰라서 하는 소리?”

“… (정색)”





나타샤는 다리를 꼰 채 팔짱을 끼고있는 버키와 마주 앉아 있었습니다. 스티브는 강아지의 모습으로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고 있었죠. (동물로 변하는걸 보고 졸도할 뻔) 스티브만 수인인줄 알고 있던 나타샤는 버키까지 수인이란 사실에 놀라웠습니다. 집안에 수인이 둘이나 되다니!


“제안할게 있어.”


버키가 눈을 까딱이며 말했습니다. 나타샤는 사라진지 열흘 만에 나타나 뻔뻔하게 고개를 쳐드는 버키의 모습이 꽤 건방지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집에서 사는 대신 내 주니어는 보장해주도록.”

“맙소사! 설마 그것 때문에 가출한 거야?”


버키는 나타샤가 웃음을 참지 못해 씰룩거리는 걸 노려보며 계속 말을 이었습니다.


“하나 더. 나와 스티브가 교미하는 걸 방해하지 않기.”


풉! 나타샤는 참지 못하고 먹던 물을 버키의 얼굴에 뿜었습니다. 버키는 인상을 마구 찌푸리며 얼굴에 흐르는 물을 닦았습니다.


“교미라니. 너네 그렇게 안 봤는데 민망한 단어를 쓰는구나.”

“됐고. 내 제안 받아들일 거야 말거야? 거절한다면 난 이 집에서 나가야겠어.”

“또 스티브가 임신하게 되면?”

“콘돔 쓰면 되잖아. 이 무식한 인간 여자야!”

“알고 있었으면 진작 쓰시던가?”

“흥! 인간의 물건은 자, 잘 모른다고!”


얼굴에 피곤이 덕지덕지한 게 밖에서 잔뜩 구르다 온 모양인데 어딜 가겠다고. 집 나가면 고생이야. 나타샤가 가소로운 듯 콧방귀를 꼈습니다. 자, 이제 협상 끝? 버키가 맘대로 말을 마치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피곤해 죽겠다며 손님용 방으로 향했습니다. 고양이일 때도 알아봤지만 인간일 때도 그의 성깔은 보통이 아니어 보였습니다. 같이 살려면 골치 꽤나 아프겠는데. 나타샤가 혀를 차며 스티브를 돌아보자 그새 작은 ㄹ1트ㄹ1버는 새끼들에게 젖을 물리고 쿠션에 파묻혀 졸고 있었습니다. 세상모르게 곯아 떨어져 자는 모습을 보니 한쪽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나타샤는 스티브를 쓰다듬으며 둘을 위해 침대를 뭘 사야하나 고민했습니다.









별 내용 없는 글이라 중간에 호텔에서 생기는 얘기 다 생략하고 끝냈어요 ㅋㅋㅋㅋ

스티브 수유하는거 보고시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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